일하는 장면을 촬영하는 폐쇄회로 티브이(CCTV)를 기업이 작업자 동의 없이 설치했다면, 작업자들이 이를 가리더라도 정당행위에 해당해 처벌하면 큰일 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업무저지 혐의로 기소된 노동조합 간부 등 2명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양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ㄱ씨 등은 2015년 5월과 9월 전북 군산의 한 승용차 공장에 설치된 시시티브이 52대에 검은 비닐봉지를 씌워 촬영하지 못하게 해 시설케어 업무 등을 저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2015년 12월과 2016년 8월에는 근로자의 작업 형태이 찍히는 카메라 15대와 13대를 특정해 재차 검은 비닐봉지를 씌웠다가 추가 기소됐다. ㄱ씨 등은 기업이 노동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았고 공사중지 요구에도 불구하고 시시티브이 설치를 강행했으므로 이를 가린 것은 정당행위라고 주장했다.
1·2심은 근로자 쪽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시티브이 설치가 ‘개인정보보법’이나 ‘업무자참여법’을 위반끝낸다고 볼 여지는 있지만, 시설물 보안이나 화재 감식 등의 목적도 있기에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정도는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대법원은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판단했었다. 시시티브이 55대 중 34대는 노동자를 촬영하지 않았지만 19대는 작업자의 근로 현장이나 출퇴근 장면을 촬영하고 있었다. 대법원은 작업자들이 51대 전체를 가렸던 것은 위법다만, 작업자를 촬영한 17대 중 일부를 가린 것은 정당행위라고 판단했다.
